얼마 전 정치권 인재 영입 위원회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혹시 나를 영입하려는 것인가 했지만 그건 아니었고 내게 이주민 중 괜찮은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다. ‘내가 아니라 이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세상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답하였다. '혹시라도 이주민을 총선의 악세사리 정도로 생각하고 인재 영입을 하려 한다면 그것은 큰 잘못이다‘ ’이주민은 이제 더 이상 이방인 나그네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엄연한 한 축이며 언젠가는 중심이 될 것‘이라 말해 주었다. 그만큼 이주민의 존재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인구 절벽이 현실이 되면서 교회의 교인 수가 급감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한국교회의 교인 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소위 가나안 교인들이라 불리는 이들이 전체 기독교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고, 전체 교회 중 약 60%의 교회에 아예 주일학교가 없다고 한다. 주일학교는 한국교회의 미래임에도 주일학교의 현장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교인들 중에서도 65세 이상의 고령 교인들이 압도적인 것은 매우 심각한 위기임을 보여준다.
이런 위기의 시대를 맞이하여 한국교회는 미래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저출산과 초고령으로 인한 교회의 위기와 교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이미지를 한 번에 해결하고 새로운 교회로 혁신할 수 있는 길이 과연 있을까? 나는 이주민 선교와 은퇴자 시니어에 대한 목회적 관심에서 그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 선교의 현장이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세계 선교의 최강국이라 자랑하던 한국교회의 선교적 위치가 코로나 상황을 지내는 동안 흔들리고 있다. 전체 선교사 중 43%가 코로나의 위기로 인해 귀국하였다는 보고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교회의 교인 수가 급감하고 헌금이 줄어들면서 선교에 대한 지원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제 답을 찾아야 한다. 답은 이주민과 시니어 은퇴자들이다. 이들이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다. 역설적이게도 이주민과 시니어가 한국교회를 살리는 주체인 것이다. 이들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마지막 희망이다. 이들이 바로 새로운 선교의 길이며 대안이다.
이주민 시대의 도래는 현실이다. 이주민 없이는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고 인구 절벽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이주민이 대거 유입될 것은 분명하며 이것은 한국교회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한국교회에 남은 자는 은퇴자 시니어들이다. 이들이 우리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마지막 대안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다음 세대라 부른다.
정부가 이민청 설립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민청 설립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주민 250만 시대를 넘어 1000만 명 아니 그 이상의 이주민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이 한국교회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때다. 선교와 교회의 목회적 위기는 이주민과 이들을 선교할 수 있는 평신도 선교사들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다. 평신도들을 이주민과 그들의 자녀들을 돕고 섬기며 선교하게 하는 소위 선교적 삶으로 인도할 수 있다. 교회는 선교적 교회로 변화하며 지역사회와 공감하고 함께하는 교회가 될 것이다. 새로운 이주민, 초고령 시대로의 급속한 변화를 오히려 교회의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들이 남은 자요, 다음 세대인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