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학교를 시작한지 어언 22년째가 되면서 교육선교의 의미를 실감한다. 사람을 가르치고 키워간다는 것은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가! 우리나라 초기 기독교 선교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선교 어디서든 교육선교의 힘은 허구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나섬의 선교 방향은 이주민 선교에 뿌리를 두고, 역파송 선교와 함께 교육선교에 집중하려고 한다.
재한몽골학교와 나섬아시아청소년학교, 터키에서 시작할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요셉학교 등 국내는 물론 역파송 선교지 어느 곳이든 학교를 세워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면 전적으로 지지할 생각이다.
그러나 막상 새로 학교를 만들고 운영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몽골학교를 만들어 여기까지 오면서 수많은 고난이 있었다. 눈이 안 보이는 것 또한 그런 고난의 결과다. 우리나라 초기 선교사역에서 언더우드 선교사는 연세대학교를 세우고 병이 들어 돌아가셨고, 그의 후임자도 불과 몇 개월 만에 돌연사 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문제는 돈이다. 우리 몽골 아이들도 학교를 다니다가 얼마 되지 않는 학비마저 낼 수 없을 경우 갑작스럽게 학교를 떠나거나 다니더라도 학비문제로 의기소침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 나섬이 하려는 모든 선교사역을 교육선교에 집중하려 한다.
이에 오랫동안 생각한 끝에 ‘겨자씨 장학회’라는 작은 장학회를 만들기로 했다. 예수께서 천국은 겨자씨 같다고 하셨다.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겨자씨 하나가 땅에 떨어져 싹이 나면 어느 날 큰 겨자나무가 될 것이라 하셨다. 겨자나무가 되는 순간 그곳에 새들이 깃들이고 나그네가 쉼을 얻을 것이다. 이것이 겨자씨의 비밀이다. 겨자씨 같았던 작은 몽골학교가 겨자나무가 되어 감을 믿으며 겨자씨의 비밀을 확신한다.
겨자씨 장학회는 작지만 미래가 있고 꿈이 있는 장학회다. 매년 매학기 작은 겨자씨 같은 장학금을 만들어 나섬의 교육선교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어느 누구든 돈이 없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고 싶다. 선교지에서도 돈 때문에 학교를 운영하지 못하는 일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겨자씨 장학회는 말 그대로 작고 연약한 장학회다. 돈이 들어오는 만큼 역할을 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우리의 꿈은 작지 않다. 그 장학금으로 공부를 하고 그 돈으로 학교를 세우는 생각만으로도 나는 힘이 난다. 아이들은 언젠가 어른이 될 것이고 선교지의 학교는 언젠가 겨자나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에 우리는 겨자씨가 나무가 되었음을 기뻐하며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겠는가? 나는 진작 작은 것의 의미를 알았다. 지금은 작지만 후에는 큰 나무가 되리라는 꿈을 갖고 살았다. 그것이 믿음이다. 그것이 믿음의 힘이다. 그것이 믿음으로 사는 우리의 삶이다.
겨자씨 장학회의 1구좌는 50만원이다. 장학회에서는 후원자 명의의 장학증서를 발급하고 선정된 학생 또는 학교에 겨자씨 장학금을 지원할 것이다. 겨자씨 장학회는 후원자와 수혜자를 연결해주는 통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선교는 결국 사람을 키우는 사역이지 건물을 짓는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겨자씨 장학회를 시작하면서 나는 또 꿈을 꾼다. 우리는 사람을 키우고 그 사람은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 되는 멋진 세상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