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나섬이야기
한해를 온통 코로나와 함께 보낼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이제는 지치고 힘들어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하루하루를 무거운 마음으로 살다보니 어느덧 12월이 되었습니다. 매년 연말이면 느껴지던 설레임이나 한해를 잘 보냈다는 안도감이 대신 이상하리만치 무감각하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제자신이 생경합니다. 어떻게 이 힘든 한해를 사셨습니까?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랑하는 동역자님!
아무리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다 해도 나섬의 사역과 몽골학교, 역파송 선교사역은 멈추지 않고 오히려 한 발 앞서 나가 새로운 선교의 길을 개척했습니다. 거의 모든 선교사들이 돌아온 선교지에 나섬의 역파송 선교사들은 선교지의 그루터기였습니다. 누가 오늘의 상황을 예견했겠습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역파송 선교만이 지속가능한 선교의 전략임을 믿고 묵묵히 이 길을 걸어온 것뿐입니다.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역파송 선교사들의 사역을 지원하고 동역하는 것이 중요할 때입니다.
이즈음 우리의 새로운 비전과 계획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섬은 2021년부터 역(逆)실크로드 선교에 더욱 집중할 계획입니다. 현재 키르기스스탄에서 사역하고 있는 현지인 자매가 있습니다. 장로회신학대학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이 자매는 본래 우즈베키스탄 출신이며 타지크 종족입니다. 저는 그 자매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으며 매우 탁월한 현지인 리더십입니다. 나섬은 그 자매를 역실크로드 선교의 중심지인 중앙아시아 선교사로 파송할 계획입니다. 몽골, 중앙아시아, 터키에 이르는 실크로드 선교의 길을 개척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과거 투르크와 몽골 제국의 길 위에 하나님나라 선교를 하기로 기도하고 꿈을 키워왔습니다. 선교의 모델은 단연코 역파송이어야 합니다. 나섬의 선교 비전에 여러분께서 동참하여 주십시오..
존경하는 후원자님!
한 해 동안 몽골학교와 나섬의 사역은 마치 외줄 타는 광대의 심정이었습니다. 혹시 코로나 감염의 위기가 우리에게까지 오는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며 매우 조심스럽게 학교를 운영하였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를 지켜 주셨으며 무난하게 한해의 사역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나섬과 몽골학교의 사역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고 동참해 주십시오. 그래서 마지막 때에 하나님 나라 사역이 멈추지 않도록 협력해 주십시오. 나섬과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추워 몸을 움츠린 채 편지를 씁니다. 코로나의 고통 속에서도 기쁨과 감사가 충만하시길 기도하며 평안하시길 빕니다.
나섬과 몽골학교에서 유해근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