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참담하고 어처구니없는 총회다. 어찌 사람을 이리 바보 취급한다는 말인가. 본디 교권주의라는 것의 생리가 매우 자기중심적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행태는 어리석고 부끄러움을 모르며 단세포적이다. 한마디로 역사의식도 사회의식도 없는 옹고집의 극치를 보여준 총회였다. 세상은 다 아는데 우리만 모르는 아니 그들만 모르는 것이다.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척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총회이후 세상은 교회와 총회를 더 이상 상식적인 종교집단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총회의 많은 목회자들과 교회 그리고 평신도들도 교단과 총회의 일방적인 행태에 대하여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세습 문제와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전모 목사 사태 등에 대하여 한마디 언급도 없이 총회가 끝나 버렸다. 오히려 장신대 총장 선임 건을 동성애 프레임으로 몰아 일방적으로 처리해 버린 것은 과연 교권주의 정치가 무엇을 지향하려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대목이다. 한마디로 동성애 프레임으로 적폐를 덮어버리려는 얄팍한 술수를 드러낸 총회였다. 이를 모르는 바보들이 어디 있는가? 교권주의자들과 일부 정치적 인사들의 이러한 행태는 반드시 역사에 기록되어야 한다.
가볍기 짝이 없는 교권의 운명을 그렇게도 모르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기독교의 역사를 조금만 안다면 그런 교권과 정치적 인사들의 행태가 어떻게 끝날지를 알 터인데 그들만 모르는 작금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의 권력이든 교회의 권력이든 그 권력의 시한은 정해져 있다. 그리고 우리는 교회의 권력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도 알고 있다.
교권주의자들이여! 우리를 바보취급하지 말라. 우리는 그대들의 일방적 총회 결정에 대하여 수긍할 수 없다. 누가 옳은지 그리고 정의가 어느 편인지를 역사는 가르쳐 줄 것이다. 지금 그대들은 힘이 세다고 그래서 자신들이 이겼다고 축배를 들겠지만 우리는 역사를 믿는다.
지금은 우리가 패배하는 것이 맞다. 역사는 늘 그랬으니까. 그러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역사는 그대들의 웃음소리와 자축하는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역사는 기억하며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그 부끄러운 역사를 후손들에게 보여줄 날이 마침내 올 것이다.
나는 여기서 총회를 떠날까 생각한다. 아니 한국교회를 떠날까 고민한다. 희망 없는 교회에 미련을 두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 무너지는 교회를 생각하면서 깊은 상념에 빠져있다. 이제는 무너지는 것 밖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교회와 총회를 믿지 않는다. 아니 그들은 믿겠지만 상식이 있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교회에 무슨 미련을 두고 희망을 갖겠는가? 사회적 적폐가 되어버린 교회가 불쌍하다. 저급한 교권주의와 얄팍한 기득권을 지키려고 안절부절 못하는 저들의 모습이 처연하다.
그대들이여! 그렇게도 갖고 싶은 교권을 마음대로 차지하고 그렇게도 지키고 싶은 욕망 덩어리의 기득권을 위하여 더 높이 성을 쌓으라. 그래서 천대만대 그 찬란한 인생을 누려보라. 교권이 지배하는 교회는 당신들이 소유하고 누더기가 되어버린 교회는 우리가 책임진다. 우리는 보잘 것 없이 되어버린 교회의 역사를 끌어안고 길을 떠날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라. 마지막 남은 자가 누구일지를.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만이 그것을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