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한국교회의 목회와 선교지에 위기가 닥쳤다. 거의 괴멸 수준의 상태라는 것이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수많은 선교사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혹여 현지에 남아 있다하더라도 선교는 꿈도 꿀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럼에도 코로나 사태는 그렇게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에 또 다른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으니 코로나 이후의 상황도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 선교는 어떻게 감당하여야 하는 것일까? 세계화의 거대한 흐름이 갑자기 끊겨 그동안 자유롭게 다니던 선교는 이제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예전의 자유롭던 여행과 선교지에 대한 사명은 과거의 일로 끝날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하나님 나라 선교의 현장을 지키며 그 사명을 감당할 것인가?
감사한 일은 하나님께서 하나님 나라 선교를 위하여 우리 곁에 남은 자들을 두셨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바로 이주민들이다. 우리나라에는 어느새 약 270만 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이주민들이 들어와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물론이고 결혼 이민자, 유학생과 난민에 이르기까지 그 수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우리사회가 저출산과 초고령 사회로 급변하면서 맞이하게 된 인구절벽의 상황도 이주민 유입의 중요한 원인이다. 그래서 이주민의 유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이것이 코로나 이후 새로운 선교의 가능성이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이주민 선교를 할 수 있는 기회다. 필자는 아주 오래전 우리 교단 선배 목사님으로부터 가장 효과적인 선교는 이주민 선교라는 말을 듣고 이주민 선교 사역에 헌신하게 되었다. 그것이 필자가 일찍이 이주민 사역에 헌신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코로나 사태는 모든 것을 멈추게 하였고 흩어놓았으며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도록 요청한다. 코로나는 우리의 목회와 선교적 사명까지도 변화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은 변화해야할 때다. 그동안의 선교적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이주민 선교 사역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계획이라고 믿는다.
필자가 이주민 사역을 시작한 지 28년이 지났지만 이주민 사역은 여전히 마이너리티 비주류의 아웃사이더만 하는 사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주민 사역은 어느 특정한 개인의 선교적 경향성이나 신학적 성향이 아니라 보편적 선교의 영역이다. 이주민 선교가 곧 하나님 나라 선교이며 코로나 시대의 마지막 남은 선교적 대안이다. 이제 코로나로 돌아온 선교사들, 목회 현장을 찾아 나서는 젊은 목회자들이 이주민 선교의 현장에 들어서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 나라 선교의 사역이 지속가능하여질 것이며, 그것이 이주민들을 우리에게 보내신 하나님의 섭리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교회의 목회와 선교적 패러다임의 변화는 필수조건이다. 여기서 그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영원히 선교적 사명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지금 즉시 이주민 선교의 현장에서 이주민을 만나고 그들을 주님 앞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들만이 남아있는 마지막 선교의 기회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자.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는 지혜로운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