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나섬이야기
아무리 힘들어도 선교사들로부터 들려오는 역동적인 선교의 소식과 몽골학교의 이야기는 제 삶에 큰 기쁨입니다. 때로 아프고 슬프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차피 살아야 할 인생이라면 차라리 광야 같은 삶도 괜찮습니다. 광야 길을 걸었던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직접 경험했으니 광야길일 지라도 그들은 행복했을 겁니다.
돌아보면 30여년의 나섬의 사역은 광야 같이 거친 사역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광야가 이제는 참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몽골의 고비 사막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재작년에는 탈북 청년들과 함께 그곳에 다녀오기도 하였지요.
사랑하는 동역자님!
지난달에도 말씀드렸듯이 올해부터 저희는 키르기스스탄의 자린나 선교사를 역파송 선교사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자린나선교사는 신학공부를 하기 전부터 제가 잘 알고 있던 자매입니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자린나 선교사를 만나보기 위하여 그곳에 가려고 합니다. 저는 키르기스스탄을 비롯하여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지역에 오래전부터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오래전 그 땅은 몽골계 돌궐 투르크 민족의 땅이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투르크 혈통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지요. A.D.751년 중국의 당나라 고선지 장군과 아바스 왕조의 이슬람 제국이 탈라스 강가에서 전쟁을 했고 중국은 그 전쟁에서 패했으며 그 결과 그 땅이 이슬람의 땅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의 터키 즉 오스만 투르크의 전신이 된 역사적 사건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투르크 선교벨트를 만드는 상상을 해왔습니다. 그 땅은 실크로드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지역입니다. 저는 한반도에서 중국의 동북3성을 지나 몽골과 중앙아시아 대초원의 투르크 지역을 넘어 터키의 지중해 끝을 잇는 역(逆)실크로드의 선교를 꿈꿨습니다.
이주민 선교는 하나님나라 선교를 위한 거대한 밑그림의 시작입니다. 나섬의 사역은 몽골을 지나 키르기스스탄과 터키에 이르는 광대한 길을 만드는 사역입니다. 그 길 위에 인도가 있고 베트남이 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많은 나라들과 이란도 포함합니다. 자린나 선교사는 그 선교적 상상력의 현실입니다.
보고 싶은 후원자님!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상황이 슬픕니다. 안타깝지만 그렇게 또 한해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희망을 잃어버리지는 않겠습니다. 만나야할 분들은 반드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제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꼭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요즘 ‘힐링코드’라는 책을 읽고 힐링코드의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혼자 하는 작은 기도의 몸짓이지만 진지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위하여, 제 삶의 오랜 고통의 기억으로부터 자유함을 얻기 위하여, 나아가 궁극적으로 평안의 삶을 살기 위하여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뿐 아니라 나섬과 몽골학교의 모든 사역은 오직 기도의 힘으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저희 사역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작년 요맘때에 저는 경상도 청도에서 집회를 했습니다. 그곳은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집회가 끝난 후 그곳에서 코로나가 급속도로 번졌습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단 한발자국의 앞일도 예측할 수 없는 미약한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올 한 해도 어떤 일이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저는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 하고 싶은 계획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힘들어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계속 소중한 동역자로 응원해 주십시오.
날씨가 여간 춥지 않습니다. 건강이 가장 우선입니다. 늘 강건하시길 기도하며 평안하시길 빕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광나루 아차산 언덕에서 유해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