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나섬 이야기
코로나가 바꾸어 놓은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교회와 예배 그리고 선교에 있어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코로나가 끝난다 해도 어쩌면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는 코로나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터키 호잣트 선교사의 사역도 주로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스탄불 나섬페르시안교회는 여전히 문이 닫혀 있어 아직도 변호사를 통하여 법적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국가에서의 선교사역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것이지요. 그러나 그런 어려움이 새로운 사역으로 이어지는 기회가 되고 있으니 감사합니다.
현재 호잣트 선교사의 사역 영역은 수도 이스탄불 외에도 에스키쉐히르와 아피욘 등 지방과 이란 현지 3곳의 사역지로 확장되었습니다. 지난 8월 우리는 한국과 전세계 이란난민이 함께하는 놀라운 예배를 드렸지요. 오는 10월10일 주일 오후에 다시 한 번 전세계 페르시안과 함께 하는 예배를 드리려 합니다. 이란 현지와 터키, 유럽에 흩어져있는 페르시안 기독교인들이 참여하는 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그들은 성경책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때로 비밀경찰이 사역자들을 강제로 체포하여 큰 어려움을 당하기도 합니다. 당장 성경책이 필요하고 온라인 예배를 위한 장비들도 필요합니다. 우선 우리는 에스키쉐히르의 사역자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아피욘 지방의 사역지에는 성경책 구입비를 지원하였습니다. 앞으로 다른 지역의 사역자들에게도 필요를 따라 지원하려고 합니다.
코로나의 위기 속에서도 터키의 선교 사역은 매우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위하여 그리스에서 난민선교학교를 운영한 바 있습니다. 그때 함께 하신 분들은 그곳에서 호잣트 선교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었는지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지금 국내에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여 난민으로 들어온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선교할 기회가 열려지고 있으니 우리가 할 일은 너무도 많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역자님 그리고 후원자님!
몽골학교는 코로나로 인하여 잠시 온라인 수업을 했지만 이제 다시 현장교육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코로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 아이들과 학교를 위하여 기도해주십시오. 현재 몽골과 인도, 베트남 등 우리의 선교지와 이주민들의 상황은 매우 위태롭습니다. 베트남과 몽골은 엄청난 속도로 코로나 감염이 진행되고 있으며 인도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종일 제 방에 앉아 있다 보면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언제나 코로나가 끝날지,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코로나 이후에는 어떤 세상이 될지... 온통 걱정과 염려가 끊이질 않습니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습니다. 분명 하나님은 어딘가에 놀라운 비밀을 숨겨놓으셨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그것을 찾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 고통의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새로운 선교공동체를 만들기 위하여 더 깊이 묵상하고 창조적 상상을 할 것입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하나님 나라 공동체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완연한 가을이 느껴지는 날씨입니다. 이 가을이 나그네들에게는 더 외로운 시간입니다. 고향과 부모 형제가 그리운 계절입니다.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삶은 그 자체가 고통입니다. 나그네의 운명은 그렇듯 아픈 삶입니다. 누군가의 손길이 그들에게 따뜻하게 전해진다면 그 순간이 하나님을 경험하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큰 사랑이 아니어도 작은 손끝만으로도 큰 기적은 일어납니다. 아프고 힘든 이들에게는 작은 섬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고 삽니다.
새로운 한 달은 희망으로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이제는 제발 좋은 소식만 들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행복하다는, 너무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있다는 소식만 들려오길 고대합니다. 주님의 평안을 빕니다.
광나루 아차산 언덕에서 유해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