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내게 가르쳐 주신 깨달음 중 시편 118편의 '버려진 돌들로 모퉁이 머릿돌' 되게 하신다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여리고성의 기생 라합, 모압 여자이며 과부였던 룻을 예수 그리스도의 할머니로 세우셨다. 그처럼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하고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다. 이는 우리의 삶이 여전히 희망과 가능성으로 충만함을 의미한다. 지난 30년 동안 내가 나섬의 목회 즉,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 같은 이들과 함께 살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그런 믿음 때문이었다. 실제로 우리 나섬에는 삶의 궤적을 바꾸고 새로운 인생으로 거듭난 이들이 많이 있다. 터키의 호잣트, 인도의 판카즈, 몽골의 보르마와 같은 역파송 선교사들이 그들이다. 지난 23년 동안 몽골학교를 운영할 수 있었던 힘도 그런 관점의 틀 안에서다. 한 달여 전 한베학교를 시작한 것도 마찬가지다.
인도북부 펀잡주의 주도인 찬디가르에 가면 '락 가든(Rock Garden)'이라는 공원이 있다. 그 공원은 찬디가르라는 도시를 건설하면서 버려진 쓰레기들을 모아 만든 공원이다. 그런데 지금 그 공원은 찬디가르를 방문하는 거의 모든 이들이 찾아갈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쓰레기를 활용한 재활용 공원이다. 나는 몇 년 전 그곳을 방문했었다. 버려진 쓰레기를 전혀 새로운 창작물로 만든 그 위대한 예술가는 어떤 사람일까?
나섬은 버려진 돌들로 머릿돌 되게 하신다는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믿는 공동체다. 나는 열등감과 상처, 고통으로 가득한 이들을 통해 새로운 창조적 세상을 만드는 삶을 선택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하나님은 나를 눈이 보이지 않도록 하셨다. 나는 지금 눈먼 이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간다. 역설적이게도 실명을 통해 하나님의 오묘하심을 덩달아 알게 되었다. 나를 나섬의 목회자로 부르신 부르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성서를 읽다보면 버려진 이들이 어떻게 세상의 머릿돌이 되는가를 발견하게 된다. 성서 속 인생역전의 스토리를 읽다보면 너무도 재미있고 놀라운 경험을 한다.
얼마 전 '프레임의 힘'이라는 책을 읽었다. 프레임은 무엇이며 프레임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세상을 만들었던 이들은 누구인가?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이들만이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프레임을 바꾸는 삶을 살 수 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 한다. 미래는 누군가에 의하여 주어지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미래를 만드는 주체여야 한다.
프레임을 바꾸어야 한다. 관점을 바꿀 줄 아는 삶이 위대한 인생들의 공통점이다. 가데스 바네아의 12명의 정탐꾼이 보여주는 관점과 프레임의 이야기는 영원한 인생 경영철학의 교본이다. 여기 버려진 약자들이 있다. 누군가는 그들을 쓰레기 취급하고, 누군가는 이들을 버려진 돌처럼 함부로 대할지 모른다. 그리고 세상은 그런 프레임에서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하나님만이 관점과 프레임을 바꾸어 주신다. 그것이 하나님의 구원사(史)를 관통하는 진리다. 나는 프레임을 바꾸시는 하나님을 믿는다. 만약 그런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섬과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죽는 날까지 나는 그런 믿음으로 세상을 보고 도전하고 창조하는 삶을 살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프레임을 바꾸는 인생은 피곤하지만 행복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