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나섬 안에서 진행하려던 프로젝트 중에 ‘솔라엘’이 있었다. 솔라엘은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새로운 선교적 기업이다. 우리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통해 탈북청년 창업지원과 몽골에 세우려는 평화경제공동체를 준비하고자 하였다. 더하여 미래의 북한개발의 모델을 위해 ‘솔라엘’이라는 법인을 만들었다. 그러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업이 중단되었고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나는 하나님 나라의 일에 우리가 알 수 없는 하나님의 때가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 한베학교도 사실은 오랫동안 마음으로 준비하고 몇 년 전부터는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함께 준비모임을 하면서 즉각적으로 학교를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미국에서 전문적으로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을 해 오신 선교사님과 국내 유수한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던 분들이 참여하고 있었기에 금방이라도 학교의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하나님의 뜻은 우리와 달랐고 몇 년의 긴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학교의 문을 열게 되었다. 하나님의 때는 분명히 존재한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나의 신학과 목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최우선 관심사다. 2014년 몽골학교를 새로 건축하고 가장 먼저 햇빛발전소를 세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나의 소신은 코로나 상황을 경험하면서 그 중요성을 더 절감했다. 지구환경의 문제 즉 창조질서의 회복이라는 신학적 주제는 결국 에너지의 문제이며 그것은 곧 새로운 대안적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엄청난 과학과 기술의 진보 그리고 문명의 발전은 모두 에너지 혁명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러나 끝이 없어 보이던 인간의 욕망은 지구환경의 파괴로 야기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그 한계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마지막 전환점 위에 서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삶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햇빛과 바람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신재생 에너지라는 새로운 신앙고백적 은총 가운데 사는 공동체를 세워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가 살길이기 때문이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미래 산업이며 신앙공동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솔라엘은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이다. 우리는 그 사역으로 탈북 청년들과 시니어 은퇴목회자뿐만 아니라 우리 안의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선교적 기업을 꿈꾼다. 나아가 몽골에 세우려는 평화경제공동체의 모델도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북한개발 모델의 핵심도 솔라엘을 통하여 하고 싶다. 솔라엘의 첫 번째 프로그램은 에너지 학교다. 에너지 학교를 통하여 나섬의 모든 교육선교와 사업에 에너지 콘텐츠를 더욱 집중적으로 반영하려 한다. 나아가 농어촌 교회에 햇빛발전소를 설립하여 농어촌 교회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싶다. 그 일을 위해서는 한국교회 안에 신재생 에너지 펀드를 조성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나섬은 꿈꾸는 공동체다. 우리는 비전을 꿈꾸고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공동체다. 우리는 비전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를 배웠고 모든 일은 하나님의 때가 임하여야 가능하다는 믿음이 있다. 나는 꿈꾸고 준비하며 노아처럼 기다리는 삶을 살아왔다. 나섬의 모든 사역은 일정한 루틴이 있다. 이제 다시 그 루틴을 믿는다. 하나님의 때가 임하기를 바라며 또 하루하루 묵묵히 우리의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