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나섬이야기
벚꽃이 피는가 싶더니 어느새 꽃잎이 지고 말았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과 삶이란 이렇듯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안개요, 잠시 피었다 시드는 꽃과 같습니다. 진정한 희망은 오직 하나님 나라뿐입니다. 지혜자로 산다는 것은 이런 허무함 속에서 하나님 나라만이 희망이며 삶의 보람임을 깨닫는 것이겠지요.
사랑하는 후원자님!
베트남 역파송 선교사 투하가 목사안수를 받았습니다. 지난 4월 21일 무학교회에서 투하의 목사 안수식이 열렸습니다. 무학교회는 2013년 10월 호잣트 선교사가 목사안수를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때의 마음과 느낌으로 투하의 안수식에 참여했습니다. 정말 감격적이고 은혜가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베트남 사역에 있어 투하 선교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한국인 선교사들이 사역을 중단한 채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많은 사역을 투하 선교사가 이어 받아야 했습니다. 혼자의 몸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일들이 주어졌음에도 투하는 조금도 불평하거나 불성실하지 않았습니다. 열정적인 투하의 모습은 모두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을 만한 것이었으며 앞으로 투하의 삶과 사역은 베트남 선교 역사를 다시 써나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난 23일(토)에는 나섬베트남학교의 개교식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2만 명의 베트남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결혼이민자로 매우 힘든 삶을 살아갑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자녀들의 문제입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그렇듯 베트남 어머니를 둔 아이들에게도 상처가 많습니다. 이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나는가에 따라 우리의 자산이 될 수도 있고 부채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이들의 미래는 곧 우리의 미래입니다. 나아가 베트남 선교의 교두보가 될 아이들 또한 이 아이들입니다. 잘 키워내면 한국과 베트남을 넘나들며 큰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섬베트남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보고싶은 후원자님!
나섬은 오랫동안 남북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2019년에는 몽골에 평화캠프를 건립하였고, 같은 해 담쟁이 학교를 만들어 탈북 청년들을 위한 창업교육을 하였습니다. 2017년부터는 북한선교와 평화를 위한 다양한 세미나와 현장 체험 등을 통하여 우리 사회와 교회가 가야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다양한 평화사역을 하나로 묶고 더 힘 있게 나아가기 위하여 우리는 '한민족 평화선교 네트워크'라는 단체를 구성하였습니다.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네트워크하고 그들과 함께 남북 평화를 위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평화 사역에도 여러분의 기도와 동참이 필요합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있어왔던 사회적 거리두기와 단절의 경험은 매우 큰 것이었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자유롭게 만날 수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고통이었습니다. 몽골학교와 나섬의 모든 사역도 중단되거나 축소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거리두기 조정 방안이 발표되어 우리는 부활절 예배부터 자유롭게 모임을 시작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함께 우리의 삶과 사역도 부활했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 더욱 힘을 다해 섬기며 사랑하고 선교하는 사역을 하려 합니다. 후원자님도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아카시아와 장미가 피어나는 5월의 나섬은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과 순수함에 몽골학교는 천국이 되어 갑니다. 5월에는 나섬 동산에 방문하시어 해맑은 우리아이들을 격려해주시면 어떠실지요? 전화 한통도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을 줍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이 세상을 바꾸고 하나님 나라를 세워갑니다. 새로운 한 달도 행복하시길 기도하며 평안하시길 빕니다.
아카시아 향기 가득한 몽골학교에서 유해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