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시작하는 주일 나는 우리 교인들에게 올해는 우리 인생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고 선포하였다. 설교하는 목사로서 새해에 교인들에게 확신과 희망을 주고 싶어서였으니 당연한 설교다. 그러면서도 올해가 나와 나섬의 사역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 전환점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를 모색함은 물론이고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루는 시점에서 하나의 불씨가 필요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명분과 함께 그 명분을 추동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포스코청암상 수상을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
아내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환갑 선물을 주신 것이라 한다. 환갑선물이라 해도 그 상은 너무 크다. 사실 그 상을 받는 것은 인간으로서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상을 받으려고 살아온 삶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칭찬과 더불어 상까지 받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복 받은 삶이리라. 문제는 이제부터다. 포스코청암상 수상이 아니더라도 나는 두 번째 인생에 대하여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지금까지가 내 인생의 첫 번째 스테이지였다면 이제부터는 두 번째 무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포스트코로나시대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도 나는 새로운 미래를 바라보며 두 번째 인생을 출발하려고 한다.
먼저는 혁신적이며 창조적인 교육선교를 생각하고 있다. 몽골학교를 넘어서는 미래형 혁신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취약계층의 아이들을 위한 미래형 꿈의 학교다. 그래서 메타버스와 길 위의 학교를 융합한 미래의 학교를 생각하고 있다. 터키에서의 무슬림 난민 아이들을 위한 요셉학교도 구상 중이다.
두 번째는 평화사역의 시작이다. 몽골에 세운 평화캠프도 평화사역의 일환이다. 나는 오랫동안 몽골에 북한 탈출난민을 위한 평화캠프와 평화경제공동체를 만드는 꿈을 꾸어왔다. 코로나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나는 북한 탈출난민의 문제를 조심스럽게 예견한다. 만약 북한 탈출난민이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밀려나온다면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인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곳곳에 난민 캠프와 더불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몽골을 비롯하여 러시아의 연해주 등 극동지역을 주목하여야 한다. 물론 메콩강 지역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그중 가장 의미 있는 곳은 몽골이다. 몽골의 자원과 북한 탈출난민의 노동력, 거기에 우리의 자본이 만나는 지점으로 몽골이 최적지라 생각한다.
세 번째는 그동안 꿈꿔왔던 노마드 유목민으로서의 삶이다. 언젠가도 언급했듯이 현대의 선교사역은 장터사역이다. 장이 서면 장이 서는 곳으로 옮겨 다니며 장사를 하는 장터 사람들처럼 나는 장터 사역자의 삶을 꿈꾼다. 나섬은 역파송 선교지를 선교벨트로 만드는 비전을 갖고 있다. 특별히 투르크-몽골 선교벨트를 만드는 비전이 있다. '동해에서 지중해까지'라는 슬로건을 걸고 나섬은 선교벨트를 만들어 왔다. 우리는 터키 이스탄불에서부터 역으로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몽골과 연해주, 그리고 한반도를 잇는 선교벨트를 구축하고 있다. 물론 중간에 베트남과 인도도 분명한 우리의 사역지다. 실제로 인도와 베트남도 투르크-몽골 선교벨트의 영향권 안에 있다. 역사적으로도 두 나라는 몽골과 투르크의 지배를 받았거나 전쟁을 하기도 했다. 이미 거점 즉 베이스캠프는 만들어졌다. 캠프는 정상으로 올라가기 위한 거점이다.
투르크-몽골 선교벨트는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하나님 나라를 위한 베이스캠프다. 우리 민족사에서 잃어버린 시간과 공간을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민족으로 더 크게 쓰임 받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역사와 성서 그리고 선교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이제는 현장으로 달려갈 때가 되었다. 나는 노마드 유목민처럼 살고 싶다. 초지를 따라 옮겨 다니던 유목민처럼 나도 장터를 따라 옮겨 다닐 것이다. 그곳에는 이미 나섬의 선교사들이 캠프를 만들어 놓았다. 그곳들을 잇고 단단하게 줄을 매는 것이 나의 마지막 삶의 과제요 비전이다.
그래서 포스코청암상은 이제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라 하시는 하늘의 신호로 여겨진다. 겸손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상을 받지만 가슴 속에는 큰 그림을 그린다. 이제 나는 두 번째 삶의 출발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