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섬의 평화선교는 오랫동안 꿈꾸고 준비해온 사역이다. 1990년 나는 독일의 통일 현장을 보고 싶어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지를 배낭을 메고 돌아다녔다. 북한의 고난의 행군 속에 고통 받으며 탈출러시가 한창 이루어지던 1990년대 후반에는 중국과 북한의 변방 지역을 돌아보았다. 2000년에는 '한민족선교정책 연구소'라는 민간 기구를 우리 교단의 젊은 목사들과 함께 설립하기도 하였다. 그해부터 나는 몽골에 평화캠프를 세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상상의 큰 그림을 그렸다. 마침내 2018년 울란바토르 거르더크 지역에 작게나마 평화캠프를 건립하고 의미 있는 시작을 선언했다. 뜻하지 않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계획은 잠시 중단된 상태이지만 우리의 열정은 더 강렬하게 타오르고 있으며 이전보다 더욱 확실한 비전을 품게 되었다.
이제 나섬의 평화선교를 '한민족 평화선교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 몽골의 평화캠프는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의 연해주 일대, 일본, 미국, 호주 그리고 유럽과 중앙아시아에 두루 퍼져있는 한민족 디아스포라 교회들과 긴밀하게 연합하고 연대하여 새로운 평화선교의 장을 만들어 가려는 것이다.
전 세계에는 우리 한민족 디아스포라 약 750만 명이 흩어져 살고 있다. 물론 그곳에는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있으며 선교사들의 사역도 활발하다. 나섬의 이주민 사역과 평화선교에 대한 비전 그리고 디아스포라 한민족 공동체의 연합은 새로운 평화선교의 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주민들이나 한민족 디아스포라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모두 노마드 유목민이며 새로운 선교의 가능성이다. 미래 평화선교를 위하여 우리에게 보내시고 예비해 놓으신 하나님의 선물들이다. 우리는 이주민 디아스포라를 마지막 때 하나님나라 평화선교의 통로로 활용하고 그들을 새로운 사명자로 세워야 한다.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
‘한민족 평화선교 네트워크’는 한민족과 이주민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함께 평화선교의 길을 만드는 사역이다. 나섬이 갖고 있는 '동해에서 지중해까지'의 꿈은 우리의 일관된 비전이다. 우리는 한민족과 이주민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연합을 통하여 평화선교의 꿈을 이루려 한다.
평화선교는 나섬의 미래선교의 확고한 주제이다. 우리는 지금 남북분단의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직도 분단된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한반도의 문제는 세계의 문제가 되었다. 평화와 통일은 우리민족과 교회의 마지막 목적지이며 하나님 나라 선교의 주제다. 한국교회는 평화와 화해라는 주제를 가장 중요한 선교적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단순히 북한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목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한민족 평화선교 네트워크’는 나섬의 미래선교의 길이다.